짱순이 출생기
◈ 2006년 10월 9일 아침 8시
성은이와 함께 햇빛 산부인과를 갔다.
원래 예정일은 10월 2일을 훌쩍 넘도록 짱순이는 태여날 기미를 보여주지 않고,
담당의사가 아기가 커서 일주일 지나도 나오지 않으면 유도분만을 하자고 했다.
그래도 혹시 몰라 유도분만 날짜 잡은 10월 9일, 병원가서 의사와 상담하고,
한 3일 정도만 더 기다렸다가 그래도 소식 없으면 유도분만 하자고 이야기 하기로 했다.

막상 병원에 가서 위의 사정이야기를 했으나 의사 만나기 전에 간호사 부터 No를 외치며,
바로 유도분만 준비에 들어갔다.

성은이가 몇가지 준비를 하는 동안 밖에서 살펴보니 추석때 진료를 받지 못해 밀린 환자들이
엄청나게 몰려들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마침 분만하는 산모들이 몰려서 미리 이야기 했던 가족분만실이 꽉 찼다고 한다.

◈ 오전 10시
산모들이 여럿 모여있는 좁은 병실에서 분만촉진재를 맞기 시작했다.
성은이가 옆에 산모들이 진통 참느라 소리를 지르는 것을 좀 듣더니 점점 긴장되어져 간다.
바로 무통주사 맞기로 했다.
척추에 가느다란 관을 꼽아 놓고 림프선으로 연결해 두었다가, 진통이 진행되고 자궁문이 4~5cm열렸을때
무통제를 투여한다고 한다.
옆에 산모는 아프다고 땀빼면서 20분 정도 걸려 맞았는데, 의외로 성은이는 꾹 참고 잘 맞았다.
등이 약간 뻐근한 느낌이 든다고 한다.

◈ 오후 3시
이전에 가족분만실에 있던 가족들이 드디어 해산했다.
순번 1위로 가족분만실에 들어가게 되었다 주변에 다른 산모들에게는 미안하지만,
그래도 다른 산모들의 고함(?) 소리를 듣지 않고 편안한 분위기가 되어 성은이도 좀 안정된 모습이였다.



◈ 오후 8시
촉진제를 꽤 맞았는데도 전혀 진통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사람에 따라 빨리 진통이 걸리는 사람도 있고, 더디게 진행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늦은 편인가 싶기도 해서 좀 더 기다리기로 했다.
등에 맞은 무통제가 뻐근해서 테스트 제를 넣어보고 경과를 살펴보기로 했다.


◈ 오후 11시
밤에 촉진제를 계속 맞으면 아기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한다.
촉진제 떼고 입원실로 올라와서 푹 쉬고 내일 새벽 5시 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아침 먹고 처음 먹는 밥, 이 밥 이후로 3일 동안 쫄쫄 굶게 될 줄은 그 때는 몰랐다.


◈ 2006년 10월 10일 오전 5시
아침에 화들짝 전화 받고 일어나 다시 분만실로 갔다.
촉진제 다시 투여 했으나 별 반응은 없다.
어제 같이 들어온 같이 유도분만하는 산모는 진통이 걸린 모양인지 시름시름 하고 있었다.

◈ 오전 11시
배가 싸하게 아파온다더니 드디어 진통이 걸리기 시작했다.
아까 진통하던 산모는 애기 낳고 나간 모양이다.

◈ 오후 1시
등에 있는 무통제 맞은것이 신경을 건드린다고 한다.
척수와 신경사이에 막에 바늘을 찔러 넣는데 성은이는 거기가 너무 얇아서 자꾸 신경을 건드리는 것 같다고,
의사가 뺀다고 한다. 성은이가 괜찮다고 참아 보겠다고 했지만, 의사가 No를 외치며 무통제 바늘을 떼어 버렸다.
결국 무통주사는 맞지도 못하고 어제오늘 등만 아팠다.


◈ 오후 3시
진통을 4시간 정도 진행했는데 자궁문은 1cm밖에 열리지 않았다고 한다.
10cm 열려야 아기 낳으러 가는데 아직 갈길이 멀었다.
게다가 아기가 아직 골반 위에 있어서 아래로 내려올때까지 시간이 걸린덴다.
왠지 험난한 출산이 예상되는...

◈ 오후 8시
자궁문은 3cm 정도 열린채로 그다지 진행이 안된다.
열심히 진통을 해도 진행이 없으니 성은이가 견디기 어려운지 재왕절개 해달라고 한다.
의사와 상의해 보니 좀 더 지켜 보고 경과가 없으면 고려해 본다고 한다.

◈ 오후 10시
자궁문이 4cm 정도 열렸다. 느리지만 진행이 되고 있어 재왕절개는 하지 않는다고 한다.
밤에 촉진재 맞으면 아기에게 해로웁기 때문에 촉지재를 빼고 다시 내일 새벽 5시 부터 맞기로 했다.
양수가 흘러서 입원실에 올라가지 못하고 분만실에서 밤에 있기로 했다.

◈ 오후 12시
촉진제를 끊은지 1~2시간 정도면 진통이 멎는다고 했는데 전혀 멎을 생각이 없다.
자연진통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거라고 한다.
진통주기는 4~5분, 진통시간은 70초 정도, 5분 정도 졸다가 다시 진통하고 5분 졸다가 진통하고를 계속 한다.

◈ 2006년 10월 11일 새벽 5시
결국 밤새 자지 못하고 진통만 계속 했다.
자궁문은 6cm정도 열려있다. 진행도가 늦어 성은이는 많이 지쳤다.
12시간 이상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고 힘주고, 피흘리는 만신창이가 되어 버린 성은이...

◈ 오전 9시
자궁문이 6.5cm 정도가 되었다. 녹초가 된 성은이 조금만 더 힘내길...
아기가 내려오지 않아 양수 막을 찟고 양수와 함께 애기가 내려오게 했다.

◈ 오전 12시
자궁문이 6cm 오히려 줄어들었다.
진통 때문에 너무 근육들이 긴장한 탓인지 진행이 잘 되지 않는다.
성은이는 탈진해 버려서 더이상 진통을 못버티고 다시 재왕절개를 해달라고 빌기 시작했다.
의사 선생님과 장인어른과 함께 의논하고 결국 제왕절개를 하기로 결정했다.
촉진제를 끊고 나서도 수술실 들어가기 전까지도 계속 진통에 시달리고 진통이 없으면
미동도 하지 못한다.

◈ 오후 1시 30분
아기가 태여났다고 한다.
예정일도 지나고 진통도 오래했는데 아기가 태변도 싸지 않고, 양수도 맑고 건강하다고 한다.
산모도 건강, 감사할 따름이다.


정신차리고 처음 만난 성은이와 우리 짱순이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우리 딸, 건강하게 밝게 잘 자라거라 사랑한다.


26시간 진통에 고생한 우리 성은이 너무 고마워요.
by coolluck | 2006/10/12 10:49 | 세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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